| 짜지도 맵지도, 달지도 쓰지도 않은 정갈함
헛헛한 몸과 마음 채워주는 대전 구즉마을 도토리묵 |
대전 구즉마을의 도토리묵과 백팔번뇌의 공통점이 있다면. 묵 한사발에 무슨 백팔 번뇌씩이나…. 거창하다. 하지만 대전 구즉마을 도토리묵을 한입 입에 넣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바로 백팔번뇌였다. 불교에서 말하는 백팔 번뇌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것이 포함돼 있다. 대전 구즉마을의 도토리 묵이 ‘딱’ 그랬다. 백팔번뇌의 그것처럼, 짜지도 맵지도, 달지도 쓰지도 않은 도토리 묵 본연의 맛 때문. 네온사인은 커녕 흔한 입간판 하나 찾아보기 힘든 이곳 대전구즉마을은 왁자지껄한 먹자골목이라기보다 이름없는 사찰을 찾아가는 산중 길과 닮아 있었다.불교신자가 아니면 어떤가. 소박하다 못해 단촐한 도 토리묵 한사발에 동동주 한잔을 받아들고 보면 백팔번뇌를 논하는 철학자가 따로 없다. |
입간판은 없지만 마을 초입부터 묵 쑤는 냄새 대전역에서 버스로 십오분여. 행여 내릴 역을 놓칠 새라 마음 졸일 필요 없는 봉산동 종점에 위치한 구즉마을‘들이쉬고 내쉬고’. 도토리묵으로 유명한 구즉마을은 초입부터 특유의 향이 느껴졌다. 나무를 태우는 냄새같기도 하고 식물의 뿌리 냄새 같기도 한 이 냄 새는‘분명 묵을 쑤는 냄새일 게다’ 지레 짐작해 본다. 구즉마을의 도토리묵은 지역특산물로 꽤 이름이 나 있다. 구즉마을 이 묵마을로 알려진 것은 80년대초반. 현재 도토리묵을 팔고 있는 집들은 대부분 이 당시 생긴 것이라고 한다.그러던 것이 93년 대전 엑스포를 계기로 대전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돼 오늘에 이른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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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췌 이건 무슨 맛인고? 구즉마을의 묵 가게의 메뉴는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묵사발로 통칭되는 구즉마을 전통 묵요리와,보리밥 그리고 도토리묵 전 등. 물론 도토리묵에 동동주나 막걸리는 삼겹살과 소주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을 터.구즉마을 도토리묵의 가장 큰 특징은 도토리묵을 새끼손가락 굵기로 썰어 국물에 말아 먹는다는 것이 다. 국물이 있다 보니 그릇도 여느 도토리묵 요리와 같이 접시가 아니라‘사발’이다. "묵사발"이란 희안한 메뉴를 구즉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토리묵 국물에 청 량고추 다진 것과 잘게 썬 김치를 넣고 고명으로 올려져 나온 들깨와 빻은 김을 슥슥 어우러지게 섞으면 구즉마을 전통 도토리묵 요리 완성. |
첫술엔 심심한 맛이더니 두술에 시원한 국물 처음 보는 요리에 조심스레 국물 한숟가락. "이게 무슨 맛이지…?’. 모 조미료 광고 카피처럼“그래~ 이맛이 야”라고 말할 기대를 하고 있던 기자, 난생 처음 맛보 는‘심심한(?)’맛이 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두숟가락, 세숟가락. 헌데 묘하다. 항상 자극적이고 직 접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던 혀가 마치 이유식먹는 아이 마냥 편안하고 익숙하단다. 한입, 두입 더해갈수록 처음에 밍숭맹숭 한듯 했던 묵 맛이 구수한 향이 되어 입안에 돌고,미지근하기만 했던 묵사발 국물에“시원하다”는 감탄사가 나오기 시작했다.“멸치, 파, 청량고추, 다시다, 무를 통째 푹~~삶아서 만들지. 절대 조미료 쓰면 안뒤어~.비려서 못써. 80년대 초반부터 묵 가게를 해오셨다는 팔 순 할머니의 묵사발비법 강의가 이어졌다. "우리집에 오면 옛날 집밥 먹는 거 같대.허긴 여기가 집이고, 내가 옛날 사람인께 당연하지 허허". |
기억해야 할 것은 반드시 숟가락을 이용해 먹을 것. 어지간한 젓가락 힘조절(?)이 아니고서는‘뚝 뚝’끊어지는 묵을 감당해 낼 재간이 없다. 이쯤되면 도토 리묵 맛도 국물맛도 익숙해졌겠다“그냥 숟가락으로 퍼먹자”. 놀고 있는 젓가락에 할 일을 주고 싶다면‘도토리묵 전’도 권할만 하다. 도토리묵에 약간의 파와 야채 로 만든 전은 단순하지만 정갈하다. 아니 도토리묵 요리의 상차림 전체가 무척이나 단촐하다. 물김치에 무김치와 다진 김치가 도토리 묵사발 한상의 전체니 말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밥 한술에 맛나 보이는 반찬 서너개를 입에 함께 넣고 나면‘그맛이 그맛’이 되어 각각의 느낄 수가 없기 일쑤다. 헌데 도토리 묵 요녀석을 그저 입안에 넣고 혀와 입 천장으로 지긋이 누 르며 맛을 보자면 가루 입자 같은 묘한 감촉까지 느낄 수 있다. 도토리묵의 짜지도 맵지도 달지도 쓰지도 않은 그 맛과 향이 오롯이 퍼지는 그런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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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성구에 있는 구즉마을과 엑스포공원 여행이 아 쉽다면 1박2일 코스로 유성온천 에 들러‘뜨끈한’온천 욕을하는 것도 빼놓기 아쉬운 테마. 쌓인 피로를 온천으로 풀고 상쾌해진 몸에 대전 6미 중 하나인 돌솥밥으로 영양보충을 하는 것은 필수다. 나물 반찬과 육중한 돌솥에 윤기 쟈르르 흐르는 밥을 먹고 있자면“밥이 달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된 다. <<여행정보>> *구즉마을 가는 길 -자가운전 시: 호남고속도로 유성나들목에서 북대전 IC를 지나 신탄진 방향으로 3.5km거리 봉산동 -대중교통 이용시: 서울 ↔ 대전간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1시간~1시간 30분 소요) 서울 ↔ 대전간, 고속버스, 시외버스 (2시간 가량 소요) -현지이동 구즉마을 봉산동 행 (703번) 버스종점 *먹거리 -도토리묵 3천원, 도토리전 4천원, 보리밥 4천원 등 대부분 5천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 -대전 6미중 하나인 나물반찬의 돌솥밥 정식은 6천원선 -이외에도 대청호민물고기 매운탕, 설렁탕, 숯골냉면, 삼계탕 등이 대전 6미로 꼽힌다. *주변 볼거리 -엑스포과학공원 , 유성온천 , 국립중앙과학관 , 뿌리공원 *묵을 곳 -유성호텔 (042)822-0811, 호텔 스파피아 (042)600-6000 -유성온천 인근에는 숙박과 온천, 사우나 등을 즐길 수 있는 호텔부터 중저가숙박시설까지 다양하다. *문의: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 (042)-1330, (042)861-1330 >>대전광역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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