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개장터(경남 하동) 허기진 배엔 재첩국·장터국수 제맛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구경 한 번 와보세요/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유명해진 경남 하동의 화개장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온갖 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시골장이었다. 하지만 화개장도 대형마트에 밀려 요즘은 지리산이나 섬진강을 찾은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한번 쯤 들러보는 장으로 쇠락했다. 화개장은 본래 십리벚꽃길로 유명한 화개천변에 위치했으나 5년 전 화개천 건너편에 옛 모습으로 복원됐다. 5일장은 끝자리가 1,6일인 날에 열리지만 장날보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 더 붐빈다. 초가지붕이 멋스런 장옥은 재첩국이나 장터국밥을 파는 식당과 건어물전,잡화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개장에는 대장간도 있어 농가에서 쓰는 낫이나 망치 등도 만들어 내고 있다, 취나물이나 더덕, 황기 등을 파는 산나물전이 유난히 많다. 화개장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역마’의 무대. 장터 입구엔 채장수와 옥화의 만남,성기와 계연과의 만남 등 소설 줄거리와 그림을 대리석에 새긴 조각물도 설치돼 있다. ‘옥화네 주막’이라고 간판을 내건 음식점에선 소설 속의 계연이 금방이라도 김이 무럭무럭 나는 국밥을 말아 줄 것만 같다. 그러면 화개장의 옛모습은 어떠했을까. 김동리의 단편소설「역마」(驛馬, 1948)에 잘 나타나 있다.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세 갈래로 나 있다. 한 줄기는 전라도 땅 구례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협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춘 채, 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전라 양 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다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 본류였다. (중략) 장날이면 지리산 화전민들의 더덕․도라지․두릅․고사리들이 화개골에서 내려오고, 전라도 황화물 장수들의 실․바늘․면경․가위․허리끈․주머니끈․족집게․골백분들이 또한 구롓길에서 넘어오고, 하동길에서는 섬진강 하류의 해물 장수들의 김․미역․청각․명태․자반조기․자반고등어 들이 들어오곤 하여 산협(山峽)치고는 꽤 은성한 장이 서기도 하였으나 그러나 화개장터의 이름은 장으로 하여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일지라도 인근 고을 사람들에게, 그곳이 그렇게 언제나 그리운 것은 장터 위에서 화갯골로 뻗쳐 앉은 주막마다 유달리 맑고 시원한 막걸리와 펄펄 살아 뛰는 물고기의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주막 앞에 늘어선 능수버들가지 사이사이로 사철 흘러나오는 그 한 많고 멋들어진 진양조 단가, 육자배기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이렇듯 흥청거렸던 화개장터가 다시 복원되고, 장터 옆에는 섬진강에서 나는 은어와 참게 등을 요리해 파는 음식점들이 더욱 바빠졌다. ■여행 메모■ ◆드라이브 메모: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방향으로 올라가거나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남원-구례를 차례로 지나면 화계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화개장터다. ◆숙식:화개천과 섬진강 주변에는 민박,산장,전통찻집,식당 등이 많다. 특히 하동읍내 동흥식당(055-884-2257)과 여여식당(055-884-0080)은 재첩국과 재첩회가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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